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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1986년 한국 경제는 저유가·저금리·저달러의 ‘3저 호황’을 맞았다. 사상 첫 경상수지 흑자와 3년 연속 두 자릿수 고도성장을 이뤘고 잠재성장률도 2년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호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대외 여건이 바뀌자 성장세는 둔화했고 한국 경제에는 ‘고비용·저효율’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40년 만에 다시 반가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0.7%포인트 높인 3.3%로 제시했다. 선진국 평균 상향 폭 0.4%포인트의 2배에 가깝다. 잠재성장률도 지난해 1.9%에서 올해 2.1%, 내년 2.2%로 반등할 것으로 추산했다. 2년 연속 상승이 실현된다면 ‘3저 호황’ 이후 40년 만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사상 처음 4만 3000달러를 넘어 일본과의 격차를 8000달러까지 벌릴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과 금융시장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IMF의 일반정부 부채비율 전망치는 종전보다 7.1%포인트 낮아진 47.3%로 선진국 평균 107.8%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특히 원화 강세와 국채금리 안정은 주목할 만하다. 연초 대비 달러 가치가 3.5% 오르는 동안 원화는 8.6% 절상됐다. 10년물 국채금리 상승 폭도 한국은 78bp(bp=0.01%포인트)로 미국 97bp, 일본 82bp, 영국 83bp보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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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가 수출 가격에 부담을 주고 금리 상승은 투자 비용을 높일 수 있다. 그럼에도 성장률과 잠재성장률 동반 반등과 우리 경제가 견고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국가 재정의 건전성과 첨단산업 경쟁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가 뒷받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반등을 40년 전처럼 일시적 호황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대외 여건에만 기대지 말고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수출 호조를 과감한 투자와 생산성 혁신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성장 중심 정책과 첨단산업 투자가 경제의 기초체력을 높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져야 한다. 지표의 반등은 시작일 뿐이다.
언제 불어닥칠지 모를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 반도체 호황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글로벌 경기 변화에 성장률이 흔들릴 수 있다.
일본 반도체 산업의 몰락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1980년대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며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던 일본은 미국과의 통상 마찰, 한국과 대만의 추격 등으로 주도권을 내줬다. AI 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소재·부품·장비로 산업 생태계를 넓히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끊임없이 키워야 한다.
민생의 온도 차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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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호황을 누리지만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여전히 비용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수도권에는 투자와 인재가 몰리지만 지방은 일자리와 인구가 줄어든다. 경제가 성장해도 국민의 삶이 제자리라면 진정한 회복이라 할 수 없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일은 세 가지다. 첫째, 성장 동력을 법과 제도로 뒷받침해야 한다. 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 육성과 지방 주도 성장을 위한 메가특구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우선 처리해야 한다. 잠재성장률 3%대 회복은 구호가 아닌 투자와 생산성 혁신, 구조 개혁으로 실현해야 한다.
둘째, 재정의 안전판과 성장의 마중물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반도체 호황이 가져온 세수 증가는 영원하지 않다. 세수 변동에 대응하는 완충장치이자 미래산업 투자의 종잣돈인 ‘미래대응기금’을 설치해야 한다. 불황기에 경제를 지탱하는 튼튼한 ‘재정댐’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성장의 과실이 국민의 삶으로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 대기업의 성과가 중소기업으로, 수도권의 성장이 지방으로 확산되고 첨단산업의 생산성 향상이 양질의 일자리와 가계소득 증가로 이어져야 한다. 2027년도 예산안은 그 통로가 돼야 한다.
1986년의 호황은 순풍을 타고 왔지만 지금의 경제 반등은 우리 손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완성해야 한다. 지표로 확인된 개선을 더 좋은 일자리와 더 나은 국민 삶의 변화로 연결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 국회와 정부가 완수해야 할 진정한 경제 재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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