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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에 대한 인식 부족이 진단과 치료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편두통이 개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대한두통학회 주민경 회장(세브란스병원 신경과)은 11일 오후 주한덴마크대사관저에서 열린 '한-덴마크 편두통 전문가 간담회'에서 국내 편두통 현황과 치료 과제를 발표했다.
편두통은 심한 두통과 함께 메스꺼움이나 구토가 나타나고, 빛이나 소리에 예민해지는 질환이다. 흔히 한쪽 머리가 아픈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쪽 머리가 아플 수 있고, 한 번 시작된 두통은 4~72시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두통이 없을 때도 다음 발작에 대한 불안이나 일상생활 제약을 겪을 수 있다.
국내 편두통 유병률은 2009년 6.0%에서 2018년 5.2%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다. 서구에서는 편두통 유병률이 약 15%인 반면,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는 5~8% 수준으로 낮게 보고된다. 하지만 개연성 편두통까지 포함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개연성 편두통은 편두통으로 의심되지만 진단 기준을 모두 충족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동아시아에서는 개연성 편두통이 서구보다 많이 나타나며, 편두통과 개연성 편두통을 합한 유병률은 17.5%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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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서구 편두통 유병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편두통은 사망을 일으키는 질환은 아니지만 일상생활과 업무 수행 능력을 떨어뜨려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대한두통학회가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90명(78%)이 두통으로 업무에 지장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자 두통 형태를 분석한 결과 편두통이 68.8%로 가장 많았고, 이 가운데 만성 편두통을 호소한 응답자는 한 달 중 평균 14.9일 두통으로 장애를 경험했다.
◇진단 늦고 치료도 부족… 인식부터 바꿔야
문제는 인식이다. 편두통은 증상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 단순 두통이나 개인이 참아야 하는 문제로 여겨지기 쉽다. 학회 설문조사에서도 500명 중 411명(82.2%)이 편두통을 '주로 머리 한쪽이 아픈 두통'으로 알고 있었다. 232명(46.4%)은 편두통을 예방할 수 없는 질환으로 생각했고, 두통이 생겼을 때 진통제를 복용한다고 답한 사람도 294명(58.8%)에 달했다.
주 회장은 편두통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진단과 치료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주 회장이 소개한 2021년 연구를 보면 편두통 증상이 처음 시작된 평균 연령은 27.7세였지만, 진단까지 평균 10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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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연구 참여자 평균 두통 일수는 월 12.4일에 달했지만 예방치료를 받는 환자는 23.7%에 불과했다.
급성기 치료에서도 공백은 마찬가지다. 현재 편두통 발작이 생겼을 때 통증과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제로는 트립탄 계열 약물이 사용된다. 이들 약물은 처방 건수가 2002년보다 2019년 6.8배 증가했지만, 전체 편두통 환자 가운데 트립탄을 처방받는 비율은 10.8%에 그쳤다. 주민경 회장은 "치료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환자가 반복적으로 급성기 약물을 복용하게 되고 약물과용두통으로 이어질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주민경 회장은 편두통 치료를 '발작이 생기면 약을 먹는 질환'에서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질환'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주 회장은 "질환 인식 교육부터 초기 진단, 환자 맞춤 치료, 1차 의료기관에서 전문진료 연계와 치료 후 추적관리까지 이어지는 진료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편두통 예방치료에 사용되는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급여 등재 등 환자들의 치료 접근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도 했다.
주 회장은 "편두통은 단순히 두통이 생겼을 때 통증을 없애는 데 그칠 질환이 아니"라며 "환자가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고 일상생활의 장애를 줄일 수 있도록 급성기 치료와 예방치료를 포함한 지속적인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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