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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헌법 제1조 제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권은 국가의 최종 의사결정권이며, 주권자는 국민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국민주권국가'를 내세운 것도 이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당원주권정당'이란 말이 나온다. 당원의 권한을 확대하자는 취지로 이해된다.
그러나 당원의 권한 확대와 당원주권은 같은 뜻이 아니다. 정당은 정치권력 획득과 행사를 목적으로 한 자발적 정치결사다. 당원은 지도부와 공직 후보를 선출하는 데 참여하고, 당론 형성에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당원에게 주어진 중요한 권리다. 당원이 많으면 정당은 활력을 얻고, 당원 참여가 활발하면 당내 민주주의도 강화된다. 그러나 이를 '주권'이라고 부를 수 없다. 참여와 주권은 다른 개념이다. 당원은 정당 운영에 참여하지만, 주권은 국민만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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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의 역할을 강조하려는 취지로 이해하지만, 참여를 주권으로 바꾸면 당원의 뜻이 국민의 의사와 동일시될 위험이 생긴다.
당원주권이라는 슬로건이 팬덤 정치와 결합하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조직화한 소수는 침묵하는 다수보다 목소리를 내기 쉽다. 그 목소리는 지도부 선출과 공천에 확대 반영된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2024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권리당원들의 영향력이 확대됐고, 당 대표 선거에서도 이들의 입김이 갈수록 세지고 있다.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보완수사권을 일정 부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았지만, 당내에선 다른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본선에선 당원투표 80%·일반 여론조사 20%가 반영됐다.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지키던 후보가 당원 조사에서 지지율이 떨어져 고전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강성 당원의 눈치를 보는 일이 반복되는 것도 민주당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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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실의 부작용뿐 아니라 제도적으로도 당원주권은 성립하기 어렵다. 정당은 국가로부터 막대한 국고보조금을 받는다. 이는 국민이 낸 세금이다. 국고보조금은 정당이 특정 당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당(私黨)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위한 공당(公黨)이라는 전제 위에서 지급된다. 국민의 다양한 정치적 의사를 반영하고, 더 나은 정책과 인재 육성을 통해 책임 정치를 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당은 먼저 국민 전체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 중요한 정책 결정이 일부 강성 당원의 뜻에 좌우된다면 국민을 위한 공당이라는 존재 이유와 국고보조금 제도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주권자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다. 정당은 국가 운영을 책임질 인재와 정책을 제시하는 조직이지, 새로운 주권자를 만드는 조직이 아니다. 정당은 당원의 뜻을 존중해야 하지만, 이를 국민의 뜻으로 대신할 수 없다. 당원을 늘리고 참여를 확대하는 것은 정당을 건강하게 만들지만, 그것이 당원주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당원주권정당'이 아니라 '당원참여정당'이어야 한다.
연합뉴스)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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