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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황금기라는 40, 50대 중년기지만, 크고 작은 고민도 적지 않은 시기다. 중년들의 고민을 직접 듣고, 전문가들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건강 악화로 유산 정리 중년남
사후 '부모 상속' 가능성 우려
구하라법과 바뀐 유류분 이용
Q: 50대 미혼 남성 A다. 일곱 살 때 부모님이 나와 누나를 떠났다. 나를 키운 사람은 다섯 살 많은 누나였다. 누나는 대학도 포기하고, 내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며 부모 빈자리를 대신했다. 내게는 누나이면서 엄마였다. 최근 내 건강이 나빠져, 평생 모은 재산과 퇴직금 등 10억 원가량 모두를 누나에게 남기는 내용의 유언장을 준비 중이다. 그런데 내 사후 부모가 나타나 유류분을 청구하면 내 재산의 3분의 1까지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결코 원치 않는 상황이다. 내 뜻이 훼손될 가능성을 차단할 방법은 없을까?
A: 필자는 상속전문변호사이다. 죽음 이후 남겨질 본인의 재산 정리를 준비하는 의뢰인들을 만나면 "정말 고마운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특히 A씨처럼 배우자와 자녀가 없는 미혼 의뢰인들에게서 이러한 마음이 더 절실하게 전해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2026년부터 A씨의 뜻에 어긋나는 결과를 막을 수 있게 됐다.
부모가 주장할 수 있는 권리, 유류분
사연자에게 가족은 오로지 누나였다. 부모는 혈연이었을 뿐, 가족 역할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우리 민법은 오랫동안 혈연 중심 상속제도를 고수해 왔다. 자녀가 거부의 뜻이 담긴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해도, 부모는 최소한의 상속분인 유류분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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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제1112조는 일정한 상속인에게 유류분을 보장한다. 배우자와 직계비속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직계존속은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유류분으로 인정한다. 따라서 배우자나 자녀가 없고 부모만 상속인인 경우라면, 부모는 자식의 유언장에 어떤 내용이 담겼더라도 유류분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었다.
부양의무를 저버린 부모의 상속권 박탈 규정 신설
시대 변화에 어긋나는 이런 조항은 많은 사람에게 의문을 던지게 했고, 실제로 불합리한 상황이 터지면서 '구하라법'으로 이어졌다. 어린 시절 자녀를 버리다시피 한 부모도 고인이 된 자녀의 재산을 챙긴 불합리한 사실은 사회적으로 논란을 불러왔고, 상속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2026년 시행된 ‘민법 제1004조의2’ 는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중대한 범죄행위를 하거나 △그 밖에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 가정법원이 상속권 상실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부모라고 해서 언제나 상속권을 인정했던 상황이 배제된 것이다. 다만 상속권이 자동 박탈되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 사실관계를 종합해 법원으로부터 판단받는 절차가 필요하다.
유류분에도 기여분이 인정될 수 있다
역할을 제대로 못 한 부모의 상속권을 배제한 것 이외에도, 유류분 제도도 크게 달라졌다. 개정된 민법 제1112조는 형제자매를 유류분 권리자에서 제외했다. 이제 형제자매는 법정상속인이 될 수는 있지만, 최소한의 상속 몫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해서 유류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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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개정된 민법 제1118조는 민법 제1008조 단서를 유류분에도 준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피상속인을 장기간 부양하거나 간호하고,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데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진 증여나 유증은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유류분 산정에서도 존중받을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A씨의 경우, 누나가 평생 그를 부양해왔으므로 부모의 유류분청구가 있을 경우 민법 제1004조의2를 통해 상속권을 상실시킬 수 있고, 그것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민법 제1118조에 근거하여 추가적인 기여분을 주장할 수 있다.
이러한 최근 상속법 개정의 취지는 명확하다. 혈연 중심의 상속제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누가 망인에게 책임을 다했고 어떤 기여를 했는지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감사의 마음만으로 그 뜻이 모두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상속인 구성과 가족관계에 따라 유류분이나 상속권 분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연자의 경우에도 부모의 상속권 상실 사유가 인정될 수 있는지, 유언만으로 충분한지, 유류분 문제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미리 검토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의 상속법 개정은 조문 몇 개를 바꾼 것이 아니다. 혈연이라는 형식보다 누가 가족으로서 책임을 다했고, 누가 곁을 지키며 부양과 헌신을 실천했는지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다. 따라서 A씨처럼 평생의 은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 그 뜻이 사후 분쟁으로 훼손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 다만 상속법의 개정으로 평생 누군가를 지켜온 사람의 헌신에 보답할 여지가 커진 。은 긍정적 변화인 셈이다.
김승혜 법무법인 에셀 파트너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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